베트남의 집이 좁고 길게 지어진 이유를 이해하고 나면,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있다. 거리마다 끝없이 이어진 건물의 행렬, 그리고 그 사이에 단 한 줄의 틈도 보이지 않는 벽들이다.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건물처럼 서로 기대어 서 있는 듯하다. 호치민의 골목을 걷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곳의 건물들은 왜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을까?’ 그 답은 단순한 건축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이 도시가 서로의 벽을 나누며 살아온 시간의 방식에 있다.벽은 본래 경계의 상징이지만, 베트남에서는 경계가 곧 연결이다. 이웃의 벽에 등을 기대고, 옆집의 그림자 속에서 쉼을 얻는다. 한 사람의 벽이 다른 사람의 지붕이 되고, 한 집의 구조가 옆집의 뼈대를 이룬다. 이처럼 베트남의 맞벽 건축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