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요양을 시작하고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엔 하루하루가 낯설고 정신없이 흘러갔다. 요양등급을 신청하고, 요양보호사를 배정받고, 병원과 센터, 가족이 얽힌 복잡한 일정을 조율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봄의 방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이번에는 시간이 쌓이면서 드러나는 고민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던 균열은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타났다.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가족 구성원들의 에너지 변화였다. 초기에는 ‘함께 힘을 합쳐 해내자’는 마음이 강했다. 주말마다 아내와 처형이 번갈아 장모님 곁을 지키고, 나는 그 옆에서 필요한 물품을 챙기거나 병원 이동을 돕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눴다. 하지만 이 돌봄이 몇 달이 아닌 몇 년으로 이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