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처음 본 그 순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집 근처 오래된 슈퍼마켓이 줄지어 있던 그 동네에서, 한쪽 모퉁이가 유난히 밝게 빛나던 날이 있었다.자동문이 ‘스르륵’ 열리며 쏟아져 들어오던 차가운 냉기, 선반에 반듯하게 정렬된 상품들, 바닥에 반사되던 형광등의 빛까지, 모든 것이 이전의 동네 가게들과는 완전히 다른 공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때 나는 어려서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 공간이 가진 분위기는 이상하리만큼 ‘미래’ 같았다. 어떤 사람은 그 느낌을 이렇게 표현한다. “편의점의 조명 아래 서면, 도시의 다른 시간대에 들어간 느낌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어린 시절에 비슷한 감정을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한국 편의점의 시작, 그리고 ‘도시의 새벽’이 생긴 순간1982년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