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버터를 처음 제대로 먹어본 날을 기억한다. 따뜻한 빵 위에 올려진 작은 버터 조각이 천천히 녹아내렸고, 생각보다 훨씬 깊은 향이 났다. 단순히 우유의 맛이라기보다, 조금 더 농축되고 묵직한 풍미에 가까웠다. 그 순간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 어떤 지역은 올리브오일보다 버터를 더 사랑하게 되었을까.지금은 너무 익숙한 음식이지만, 사실 버터는 오랫동안 유럽 안에서도 꽤 다른 취급을 받던 음식이었다. 특히 고대 로마 시대에는 더 그랬다.당시 로마는 대표적인 올리브오일 문화권이었다. 지중해의 따뜻한 기후에서는 올리브가 잘 자랐고, 사람들은 오일을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과 약, 조명 연료로까지 사용했다. 반면 버터는 주로 북쪽 지역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여겨졌다.로마인들은 버터를 문명의 음식이라기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