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홈쇼핑 업계의 실적을 보면 하나의 공통된 키워드가 보인다.
거래액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TV 시청자 감소.
업계에서는 다양한 원인을 이야기한다.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도 하고,
소비 위축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다.
홈쇼핑의 위기는 단순히 매출이 감소해서가 아니다.
고객이 상품을 발견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홈쇼핑의 경쟁력은 채널이었다
예전 홈쇼핑의 경쟁력은 좋은 상품만이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채널이었다.
지상파와 인기 채널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배치하고,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방송을 보게 되는 이른바 '재핑(Zapping) 효과'에 기대는 것이 업계의 공식처럼 여겨졌다.
좋은 채널 번호를 확보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었고,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채널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당시에는 이것이 충분히 통했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과연 누군가가 본방송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아 채널을 돌리고 있을까.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TV 리모컨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집어 든다.
상품은 검색으로 찾고,
후기를 읽고,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를 보고,
라이브커머스를 시청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
이미 소비자의 시선은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방송 시간과 채널 번호를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은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반전은 TV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TV가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TV가 아니라 TV만 바라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TV는 고객과 만나는 하나의 채널일 뿐이다.
문제는 홈쇼핑 스스로가 자신을 TV 사업이라고 정의해 온 것이다.
결국 이미 TV 앞을 떠난 고객을 다시 방송 시간에 맞춰 앉히겠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다.
고객을 TV 앞으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채널 경쟁은 끝났다
더 이상 같은 브랜드와 벤더의 상품을 구성만 조금 바꿔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차별화를 만들기 어렵다.
소비자는 이미 가격도 알고,
후기도 알고,
경쟁 상품도 모두 비교할 수 있다.
상품보다 정보가 먼저 도착하는 시대다.
이제 유통의 경쟁력은 좋은 채널 번호가 아니라,
고객이 있는 플랫폼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발견되고 선택되는가에 달려 있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홈쇼핑의 위기는 TV 때문이 아니다.
채널 중심의 성공 공식을 너무 오래 유지한 결과다.
그리고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는다.
TV를 벗어난 홈쇼핑은 무엇으로 경쟁해야 할까?
그 답은 의외로 홈쇼핑이 가장 오래 쌓아온 자산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글에서는 '홈쇼핑의 미래는 TV가 아니라 신뢰다'라는 주제로 홈쇼핑이 앞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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