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귀한 음식은 없었을지 모른다. 다만 어떤 음식은, 어느 순간 다른 자리에 올라간다. 브리는 그런 치즈다. 지금은 ‘부드러운 흰 곰팡이 치즈’라는 설명으로 정리되지만, 처음 브리는 그저 파리 근교에서 만들어지던 신선한 치즈에 가까웠다. 빨리 먹어야 했고, 멀리 이동하기도 어려웠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불안정한 치즈였다.그런 브리가 왕의 식탁에 오르게 된 데에는 맛 말고도, 지리와 정치, 그리고 타이밍이 있었다. 파리와 가까웠다는 것의 의미브리는 파리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오늘날로 치면 ‘로컬 치즈’였고, 당시 기준으로는 신선한 상태로 궁정까지 도달할 수 있는 드문 치즈였다. 오래 숙성한 치즈보다 갓 만들어진 부드러운 치즈는 왕의 식탁에서 오히려 ‘새로움’으로 받아들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