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을 운전해서 출퇴근을 하다 보니, 길은 어느새 일상의 배경이 되었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들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신호가 바뀌는 타이밍, 늘 막히는 구간, 비슷한 색의 건물들. 특별할 것 없는 반복 속에서 운전은 생각을 비워내는 시간이 되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늘 보던 길이었는데, 유난히 대형 트럭들 뒤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면 트럭 뒤에 붙은 눈동자 스티커였다. 한두 대가 아니라 연달아 마주치다 보니, 우연이라고 넘기기엔 시선이 자꾸 붙잡혔다. 왜인지 모르게 그 눈들은 단순한 장식처럼 보이지 않았다. 앞만 보고 달리던 시선이 잠시 멈추고, 거리와 속도를 다시 가늠하게 된다. 바짝 붙어 달리던 차간 거리가 조금 느슨해지고, 발에 실리던 힘도 자연스럽게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