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병원에서 의사가 “지금은 마라톤의 시작선에 선 것과 같다”고 했을 때,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그 말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이제는 실감할 수 있다. 이 길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가족의 삶 전체가 서서히 바뀌어 가는 긴 여정이었다. 재활병원에서의 시간, 요양등급 신청 과정, 요양보호사 배정,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 주말 간병의 루틴, 가족만의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시간이 쌓이면서 드러난 고민들까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때그때 닥치는 상황을 처리해 나갔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생활’이 되어 있었다. 출근길에 병원 대신 장모님 댁을 들르고,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간병 준비를 하고, 식탁 한쪽에는 의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