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란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현상까지 나타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왜 또 오르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계란 수급 문제는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구조에 가깝다.
핵심 원인은 조류 인플루엔자다. 이 질병은 겨울철을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단순한 생산 차질이 아니라 공급 자체를 단기간에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감염이 확인되면 해당 농장뿐 아니라 인접 농장까지 포함해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수백만 마리 단위의 산란계가 시장에서 사라진다.

문제는 공급 감소보다 회복 속도다. 산란계는 즉시 대체가 불가능하다. 병아리는 약 18~20주부터 산란을 시작하지만, 실제로 시장에 의미 있는 수준의 생산량이 안정적으로 올라오는 시점은 24~26주 이후다. 여기에 살처분 이후 농장 비우기, 방역, 재입식 과정까지 고려하면, 한 번 무너진 생산 기반은 최소 반년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
이 구조 때문에 계란 시장에는 명확한 ‘시간차’가 존재한다. 겨울에 발생한 공급 충격은 즉시 가격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생산 공백이 누적된 이후, 봄이 되어서야 가격 상승으로 나타난다. 현재의 가격은 현재 상황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생산 기반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여기에 유통 단계의 반응이 더해진다. 공급 감소가 감지되면 도매 가격은 선제적으로 상승하고, 유통사는 물량 확보 경쟁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실제 공급 감소 폭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다. 단순한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기대와 심리가 가격 변동을 확대시키는 구조다.

이러한 흐름은 일정한 패턴을 만든다. 겨울에는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공급이 감소하고, 봄에는 그 여파로 가격이 상승한다. 이후 신규 산란계가 투입되면서 초여름부터 생산이 회복되기 시작하고, 하반기에 접어들어야 가격이 안정된다.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이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반복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계란 수급 문제는 계란 자체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닭고기 가격 상승, 가공식품 원가 증가, 외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식품 전반의 물가에 영향을 준다. 계란은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이면서 동시에 가격 변동의 출발점이 되는 품목이다.
계란 수급은 단기적인 수요 변화로 설명되지 않는다. 질병 → 살처분 → 생산 공백 → 시차 반영이라는 구조로 움직인다. 이 구조는 매년 반복된다. 그래서 계란 가격 상승은 돌발 변수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패턴에 가깝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하다.
지금 가격을 보지 말고, 지난 겨울을 봐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다음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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